2025년 5월 24일, 흐린 하늘 아래 기온은 20도. 선선한 바람이 어깨를 감싸는 하루였다. 제일 친한 친구와 함께 대구의 삼성여행사를 통해 떠난 당일치기 여행은 평범한 일상 속에 특별한 한 페이지를 남겨 주었다.

 

첫 번째 목적지는 광주의 양림동 근대거리. 골목길은 조용한 역사책을 넘기는 듯했다. 정겨운 주택들 사이를 걷다 보니, 친구와 나의 지난 시간도 고스란히 그 위에 겹쳐지는 듯했다. 잠시 벤치에 앉아 마주 보며 “나이 들어도 우리 이렇게 다니자”는 다짐도 나눴다.

 

이어서 도착한 1913 송정역시장은 활기가 넘쳤다.  우리는 시장 골목을 걷다 우연히 만난 ‘또아식빵’ 가게에서 따끈한 식빵을 종류별로 네가지를 사 들었다. 고소한 향이 가득한 식빵은 시장의 정취를 그대로 담고 있었다. 걸으면서 사진찍고 웃고—시장에서의 시간은 유난히 정겹고 배부른 기억으로 남았다.

 

오후에 찾은 곳은 전남 신안의 반월도 퍼플섬. 흐린 날씨에도 섬 전체를 뒤덮은 보라색은 마치 꿈처럼 화사했다. 보라색 다리와 보라색 라벤다, 보라색 지붕의 집들이 어우러진 풍경은 비현실적일 만큼 예뻤다. 오랫만에 긴시간을 걸으며 친구와 많은 대화를 나눌수 있어 좋았다. 이 순간이 오래오래 이어지길 바랐다.

 

짧지만 오롯이 나를 위한 하루. 역사, 맛, 자연, 그리고 무엇보다도 친구와의 우정이 어우러진 여행이었다. 흐리지만 청량했던 5월의 공기처럼, 오늘 하루는 담백하고 잔잔하게 기억될 것이다. 언제든 떠올리면 미소 지을 수 있는 그런 행복한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