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을 수 없으시겠지만 43살에 해를 보러 간 건 처음 있는 일입니다. 티비에서 카운트다운을 하는 타종 행사나 보며 내년은 조금 나아지겠지. 이젠 새해니까 좋아지겠지. 각종 연말 시상식이나 보며 지내왔던 저네요. 아침에 뉴스를 켜면 어김없이 해가 떠오르고 사람들이 인터뷰하는 영상 을 보며저 역시 해를 보고 소원을 빌고 싶다. 한번 봤으면 소원이 없겠다. 집 뒤에 해를 얼마든지 볼 수 있는 산이 있었지만 해를 본다면 아주 특별한 곳에서 보고 싶었던 제 욕심이 2025년 1월 1일날 이루어집니다. 그것도 아주 먼 정동진에서요. 삼성 여행사가 아니었음 또 어느 세월에 해를 봤을지 의문입니다. 이제 다음 주면 해돋이를 본다는 설레는 마음 한 가운데. 일요일이었나 봅니다. 무안 여객기 참사를 가족에게 듣고 그날 하루 종일은 티비를 켜놓고 간절히 기도했던 날이 있었습니다. 그 슬픔 속에 첫 해를 보러 갑니다. 이젠 앞으로 모두가 행복했음 좋겠습니다. . 아주 따뜻하게 입고 10시 20분경 이젠 너무나 익숙한 삼성여행사 버스를 타고 정동진으로 출발했습니다. 화장실 걱정은 하나도 없이 중간에 휴게소도 들리고 평창 휴게소도 갔습니다. 다들 해를 보러 가는 건지. 어디로 발걸음을 옮기는 건지 그 환함 속에 정말 평창이 추운 곳이네 하며 옷깃을 한번 더 여미었습니다. 그리고 버스를 타 눈을 한 번 더 감으니 벌써 정동진에 도착해 있었습니다. 새벽에 도착한 터라 기지개도 한번 켜고 주위를 한번 돌아보잔 생각에 하늘을 보았는데 별이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습니다. 차가운 밤 공기 속에 별이 정말 잘 보였습니다. 이렇게 새벽에 북적대는 사람들과 같은 하늘을 보며 버스로 돌아와 새벽 6시까지 차에 머물렀습니다. 앉아서 자기가 불편하긴 했지만 편한 운동복을 입고 왔고 멀리 운전해 주시 기사님과 신경 써주시는 가이드님 덕에 무박도 참 특별한 경험이다. 춥지 않고 아주 따뜻하다라고 잠이 들었네요. 가이드님께서 6시에는 다 버스에서 다 일어나 나가야 된다고해서 해 뜨는 시간이 정해져 있었는데 좀 일찍 나서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들었지만 해를 보고 다녀와서는 왜 그 시간인지 알 것 같았습니다. 많은 인파 속에서 걷는 시간, 밥 먹는 시간, 떠오르는 해를 기다리는 시간 다 포함되어 있었거든요. 여행사에서 담요도 나누어 주어 든든히 안고 갔습니다. 국가 애도 기간이라 특별한 행사 없이 진행되었습니다. 새벽인데도 문을 연 가게들도 많았고요. 해가 어떻게 떠오르는지 보고 싶었던 저는 다른데 들리지도 않고 바로 바다로 향했습니다. 새벽녘의 바다의 철썩 거리는 파도 소리를 들으며 멍하니 바다를 보다 보니 시간이 어떻게 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옷을 따뜻하게 입었다 생각했는데 두꺼운 양말을 신었음에도 발이 시리다는 느낌을 받으며 이젠 해를 기다리게 됩니다. 곧 일출이거든요. 정동진 해뜨는 시간은 7시 38분. 바다에서 두 번째 열에 서 있었기 때문에 휴대폰 셔터를 눌러가며 부지런히 떠오르는 해의 사진을 찍었습니다. 염원하던 소원빌기도 드디어 했네요. 다들 들뜬 분위기가 아닌 차분함 속에 해를 보고 정동진역도 보면서 천천히 차가 있는곳 까지 이동했습니다. 정동진역을 지나오면서 눈물도 잠시 훔쳤습니다. 왜 눈물이 났는지는 지금도 알 수 없네요. 이제 묵호항으로 갑니다. 정동진을 빠져나올 땐 많은 사람들과 차량으로 옴짝달싹 할 수 없는걸 커텐 틈 사이로 분명 봤는데 노곤해서인지 그단새 잠이 들어 깨어보니 묵호항 도착이라고 합니다. 잠에서 순간 깰 땐 관광을 할 수 있을까 했지만 눈을 떠 보니 생각보단 피곤하진 않았습니다. 든든한 기사님과 살뜰히 챙겨주시는 가이드님 덕이라고 생각합니다. 패키지로 잘 왔다는 생각이 한 번 더 들었습니다.
도깨비골 스카이밸리 이름부터가 흥미롭습니다. 조금 올라가다 보면 도깨비와 도깨비방망이 조형물이 진짜 있습니다^^ 가이드님께서 입장료 결제를 해주시고 탁 트인 동해바다를 맘껏 누려봅니다. 스카이밸리에서 바라본 풍경의 제 점수는요. 100점 중 100점입니다. 이 전망 좋은 곳에서 더 누리고 싶어 커피 한잔과 함께 눈에 가득 마음에 가득 담아 가봅니다. 하늘 자전거도 있고요. 자이언트 슬라이드도 있습니다. 자이언트 슬라이드는 안에 들어가면 고함 소리가 들립니다. 정말 재밌을 것 같아요. 다음에 한 번 더 와서 그땐 용기 있게 하늘자전거도 타보고 자이언트 슬라이드도 타보고 싶습니다. 묵호등대도 빠질 수 없죠? 부지런히 올라가 봅니다. 점심을 먹어야 해서 좀 더 머물고 싶었지만 내려와야 했네요. 해파랑 전망대도 밥 먹으러 가는 길에 들러봅니다. 식당은 사람이 많아서 여기저기 보다 한군데 들어갔는데 물회와 회덮밥이 맛있었습니다. 밥을 다 먹으면 딱 집에 갈 시간입니다. 이젠 편히 쉬어봅니다. 또 눈뜨면 집에 데려다 주시는 감사한 분들 덕에 2024.12.31.일부터 2025.1.1일 저의 처음 해맞이 여행. 잘 다녀왔습니다.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