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지기 이웃사촌, 여섯 명의 친구가 의기투합하여 <부산감성투어>를 떠났다.
여행을 즐겨다니는 팀의 막내가 삼성여행사의 단골이어서 그녀의 추천으로 떠나게 된 여행. 각자 주전부리를 분담하여 챙기고, 19일 오전 9시30분. 홈플러스 건너편에서 만나기로 하였다. 여행을 자주 다니는 막내도, 바쁜 사회생활로 콧바람 쐴 기회가 없는 나머지 친구들도 여행이라는 단어 앞에 들뜨기는 마찬가지. 마치 학창시절 수학여행을 떠나는 기분으로 버스 안이 출렁인다. 예쁘장하고 앳된 모습의 김지민 가이드. 그녀의 안내로 투어는 시작되고 기사님의 안전 운행으로 예정 시간보다 삼십여 분 더 빨리 우리는 첫번째 코스인 송도 해수욕장에 도챡했다. ![]() ![]() <송도 해수욕장 & 거북섬 스카이워크> 부산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해변을 가진 송도해수욕장은 소나무가 많이 자생하고 있어서 지어진 이름이다. 북쪽으로 거북의 모양을 닮은 거북섬이 있는데, 송림공원과 마주하고 있으며, 예전에는 흔들다리도 있었으나 송도지역 관광지 종합개발계획으로 철거되고 연륙교로 바뀌었으며 거북섬에 난립하였던 음식점들도 철거되고 최근에는 스카이워크가 설치되어, 바다 위를 걸을 수 있도록 만들어 놓았다. 거북섬에는 인공조형물인 ' 어부'상과' 인용'상', '사랑' 과 ' 행복' 이라는 이름을 가진 거북알 그리고 여러 해상 조형물이 다양하게 설치되어 있어서 보는 이들의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하였다. 또한, 바로 옆에는 전망대가 세 군데나 갖추어져 있어서 송도해수욕장 주변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도록 아주 세심하게 배려해 놓았다. 해수욕장 관광을 끝내고, 주변 음식점에서 물회를 시켜 먹었는데, 1인분에 만원, 맛도 괜찮은 편이었다. 배가 고파 허겁지겁 먹느라 사진을 찍어놓지 못한 것이 아쉬움. ![]() ![]() ![]() ![]() ![]() <감천 마을> 점심을 먹고 버스는 감천마을로 향했다. 우리 일행이 이 여행에 동참하게 된 가장 큰 목적이 감천마을 관광이었으므로 잔뜩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 부산이라는 도시가 산을 깎아 집터를 일구었다는 건 익히 들어 알고 있었으나 감천마을로 오르는 길은 체감 경사도가 거의 90도에 가까웠다. 40여명 가까운 인원을 싣고 급경사를 오르는 버스 안에서 혹시라도 버스가 미끄러질까 다들 마음 속으론 버스를 밀고가는 심정이었지만 기사님의 노련한 운전 실력으로 무사히 정상에 버스를 정차하였다. 감천마을은 6.25 전쟁 당시 조성된 우리 민족의 피눈물이 어린 역사적인 동네이다. 다닥 다닥 성냥갑을 층계로 쌓아놓은 것 같은 집들은 서로의 조망권을 해치지 않으려 최대한 배려하며 지었으며 배고프고 힘든 그 시절을 내 식구처럼 보듬고 살았던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 세대의 정이 녹아 있는듯 보여서 가슴 한쪽이 뭉클하여졌다. 그 당시 모습대로 두었다면 다소 흉물스런 마을이 되었을 것을 부산시의 여러 단체에서 힘을 합해 벽과 지붕을 도색하고 아름다운 그림으로 꾸며놓아서 마치 유럽의 어느 도시를 온 듯한 착각마저 들었다. 그리고 다양한 먹거리와 기념품 판매, 이 마을의 특징인 보물찾기를 하는 듯한 스탬프찍기놀이가 예순으로 향하는 우리들을 동심의 세계로 이끌어주었다. 시간이 좀 더 넉넉하였다면 천천히 다니면서 요소요소를 구경하고 스탬프 찍기도 하였을 것을 촉박한 시간 안에 끝내려니 히말라야를 세번이나 등정한듯, 이 겨울에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었다. 그래도 우리는 스탬프 찍기를 완성하였다. 누가 상을 주는 것도 아닌데 ㅎ 감천마을 투어를 '스탬프 투어' 라고 한다면, 나는 이름을 하나 더 붙이고 싶다 '스포츠 투어' 라고.ㅎㅎㅎ ![]() ![]() ![]() <몰운대 & 다대포 해수욕장> 땀 나는 감천마을 탐험(?)을 끝내고 우리 버스는 몰운대와 다대포 해수욕장으로 향하였다. 일몰을 보기에는 다소 이른 감이 없잖아 있었지만 그래도 일찍 가서 좋은 자리를 잡아야겠기에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해변으로 달려갔는데 이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바다는 우리에게 일몰을 감상할 수 있는 영광을 허락하지 않겠다는 듯 금방이도 비를 떨굴 듯이 찡그리고 있었고 누가 부산 아니랄까봐, 바람은 제법 근수가 나가는 나조차 바다 속으로 밀어넣을 듯 거칠게 불고 있었다. 그래서 일행 중 절반만 바다로 나갔고, 나머지는 바람이 불지 않는 양지에 앉아 맛난 다대포 해물칼국수 먹을 시간이 되기만 기다리고 있었다. 여행도 자주 다니는 사람이 사진도 많이 건져오는 법이라 했는데 이번 여행에서 먹거리 사진은 하나도 찍지 못했다. 먹기에 바빠서 ㅎㅎㅎ 따뜻한 고장 부산엔 벌써 매화가 피었다. 일찍 핀 매화가 신기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배는 채워야겠기에 식당들을 살펴보았다. 마침, 맛집 소개를 이쁜 김지민 가이드께서 해주셨는데 점심, 저녁, 두 집 모두 우리 일행의 입맛을 충족시켜주었다. 특히 다대포 해물 칼국수는 대박이었다. 맛보다 더 예쁜 점은 그 집 소주가 한 병에 삼천원이라는 사실. ㅎㅎ ![]() ![]() <광안리 해수욕장> 지난 번 여행때는 이기대를 거쳐왔다는데 여행자분들의 호응을 얻지 못해서(내 생각엔 겨울에 바다는 좀 그렇다 ㅎ) 이번엔 야경이 죽음이라는 광안리 해수욕장으로 바꿨다고 한다. 가이드님께서 나눠주시는 스파클 하나씩을 받아들고 죽음의 야경을 구경하기 위해 광안리 모래사장으로 내려갔다. 시간대별로 다리의 조명이 바뀐다는데, 이 곳 역시 바닷가인지라 바람은 불었고 예순으로 달려가는 우리 일행의 무릎은 어서빨리 편의점 의자에라도 가서 앉으라고 자꾸만 성화를 해대서 스파클의 불이 꺼지기 무섭게 길 건너편 편의점으로 달려갔다. 나 잡아 봐라~ 잡히면 쥑이분다이~ 는 삼십 년 전 이야기이고, 소주 한 병을 사고, 사발면에 뜨거운 물을 붓고 광안리 해수욕장의 현란한 불빛을 조명 삼아 그렇게 우리는 2월의 어느 하루를 부산에 심어두고 왔다. 마지막까지 수고하신 이름모를 기사님 그리고 예쁘고 친절하신 김지민 가이드님 고마웠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