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남쪽에는 봄소식이 벌써 왔겠지. 친구들을 함께 가자고 권유한 터이라, 꽃의 개화 상황이 궁금해서 벌써부터 인터넷을 검색했다.

 매화꽃 피어있는 상황은 파악하고는 있었다. 몇년 전에는 자차로 가서 꽃봉우리 맺혀있었고, 그래도 꽃잎 몇개가 피어있어 멀리서 온 유객을 반기어주었다. 먼저 기장 용궁사에 도착하여 바닷가 사찰을 관람하였다. 일찍이 바닷가에 사찰을 건립할 생각을 하신 멋진 스님의 아이디어에 찬사를 보내고 싶다. 산을 탈피해서 바닷가에 이런 사찰을 거대하게 불사를 했으니, 어째든 탁월한 발상이다. 시원한 바다가 일단 가슴을 뻥 뚫어 주었다. 

 

 

 

 

기장시장에 들렀는데 바닷가의 해산물들이 장사진을 이루어 마음을 더욱 설래게 하고 즐겁게 한다. 내륙에 사는 대구시민으로 바다나 해산물들은 언제나 보고싶고 먹고싶은 동경의 대상이다. 신선한 갈치찌개와 미역, 다시마 등 해조류의 반찬이 맛깔나게 나오는 식당에서 맛있게 점심을 해결했다. 옆의 아재들이 말을 걸어와도 농담을 주고 받을 정도로 마음자리가 넉넉해 진다. 이것저것 생선과 건어물들을 잔뜩 사 버렸다. 냉동해 두었다 맛나게 먹을 생각이다. 바닷가 오는 것은 이런 재미지.  뭐 돈 좀 쓰자. 아낄 것 있겠나. ㅎ ㅎ

통도사 입구 저멀리서부터 차는 멈추어 진측이 없다. 오늘이 픽크라서 수많은 유객들이 벌써부터 봄소식을 듣고 몰려들었다. 와! 우리처럼 부지런한 사람들이 많구나. 짜증낼 수는 없다. 함께 봄을 맞이하고 싶은 거니까. . . 박캡틴께서 비상사태를 감지하고 약간의 걷기운동을 추천해서 내려서 걸어 들어갔다. 나쁘지 않다. 무풍한송(舞風寒松)길을 걸어가니 더욱 행복하고 건강해진다. 이런 아름다운 길을 걷지 않으면 섭섭하지. 

 

 

와! 드디어 매화님을 맞이했다.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찍느라 모델이 되느라 시끌벅쩍 와글와글하다. 그래도 우리가 찍을 틈이 생긴다. 매화가 만개했다. 고목나무인 자장매에 이렇게 작고 예쁜 분홍, 빨강꽃잎을 피우다니, 매화향 또한 은은하면서 짙게 코끝을 자극한다. 엔돌핀이 샘솟는다. 너무 예쁘다. 너무 사랑스럽다. 자장매 뿐만 아니라 능수매화, 청매화 등 경내를 두루 다니며 매화나무를 다 감상했다. 오늘하루 생각만 해도 행복하고 즐겁다. 早鳥(조조)란 말이 있다. 아침 일찍 부지런한 새가 먹이를 먹을 수 있다. 사람도 부지런하면 굶지 않듯이 부지런함이 또 하나의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었다. 이렇게 만개한 활짝 웃는 매화를 만나다니...... 행운이다.

 

 

 

 

 

 

 

 

 

적멸보궁 앞쪽의 작은연못에 하늘빛과 나무그림자가 드리웠고, 물속화분에 유객들이 동전을 던져 그 위를 금붕어가 유영하는 장면을 포착하여 작품을 남겼다. 멋지다. 동전을 던진 사람들의 바램도 이 사진에 담겨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