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와 함께 오랜만에 삼성여행사 단체 여행을 떠났어요. 여행사로 가면 자유로움은 좀 없지만, 그래도 좀 편하게 갈 수 있다고 어머니가 그렇게 하자고 하셔서, 같이 갔어요. 이 날도 대구나 안동은 너무 더워서 더운 날씨에 겨우 차려 입고 나서서 겨우 제 시간에 차를 타고 갔는데, 단체 여행이 그렇듯, 같이 있는 사람 중에 좀 이상하다 싶은 사람이 있으면 기분이 안 좋아지는데, 그 날도 좀 그랬죠. 하지만, 어머니가 기분이 안 좋을까봐 티는 못 내고, 핸드폰만 계속 보면서 차를 타고 갔어요. 안동 찜닭 골목에서 주인들이 호객행위를 하는데도, 어머니는 찜닭 먹기 싫다고 그냥 지나가시고, 나는 근처 카페에 가자고 했지만, 어머니가 더 좋은 곳이 있을 지도 모른다고 계속 돌아다니다가 근처 쉬는 곳에 가서 이야기 좀 하다가 다시 버스를 타고 월영 야행을 갔어요. 안동이라는 양반 문화가 서려 있는 지역 답게 참 고즈넉하면서도 고풍스럽게 잘 꾸며놓은 것 같았어요. 월영교 다리가 참 이뻤고, 저녁이었지만 너무 무더운 날씨에 자꾸 짜증만 생기는데, 엄마는 센 에어콘 바람도 별로 좋아하지 않아 어딜 여행 가도 날씨 때문에 괴로웠어요. 겨우 조명 구경이나 실컷 하고, 이 날 엄마는 술 몇 잔을 시음하고 나서는 취해버렸는데, 엄마의 새로운 모습을 보았어요. 은근히 무서운 사람이었어요. 우리 엄마가 불도저같이 무섭게 대하는 사람인 줄은 몰랐어요. 밤 11시에 대구에 도착해서는 집까지 걸어갔는데, 정말 날씨가 사람 잡는 하루였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