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첫 날 여수에 도착하여 서대회 무침과 아구찜으로 점심식사를 시작하여, 갈치+게장정식, 통장어탕, 벌교 꼬막정식으로 마련된 맛기행을 하였습니다.

서대라는 생선은 대구에서는 잘 먹어보지 못한거라 새로운 경험이었고, 여수게장은 역시 바로 그맛!! 리필도 가능해서 마음껏 즐겼습니다. 둘째날 아침 식사로 먹은 통장어탕은 겨울철 추위를 거뜬히 이겨낼 수 있을 정도로 개운하고 탕안에 장어가 가득한 푸짐한 메뉴였고, 벌교 꼬막 또한 무침과 찜, 구이로 다양하게 즐길 수 있었습니다.

 

 

점심을 든든히 먹은 후,  레일바이크를 타고 해변을 바라보며 신나게 달려도 보고 '여수밤바다' 노래로 유명한 검은모래 해변을 산책하다보니 아기자기한 카페도 보입니다.

 

돌산도 끝자락 바닷가에는 원효대사가 관음보살을 친견하고 창건하였다는 우리나라 4대 관음성지 중 하나인 향일암이 있습니다. 끝없어 보이는 계단길을 걸어 올라 일주문을 통과하고, 등용문을 지나면서 여의주를 만지며 복도 빌고, 드디어 마지막 관문인 해탈문에 도착하니 바위틈 사이로 한사람만 겨우 통과 할 수 있는 좁은 석문이 나옵니다. 향일암 경내에 있는 7개의 석문을 모두 통과하면 칠성님의 복을 받을 수 있다하여 부지런히 걸어 가장 위쪽의 상관음전에 도착하니 탁 트인 바다전망에 원효스님이 수행하신 좌선대가 보입니다. 원통암, 금오암, 향일암, 책육암 등 여러 명칭으로 불려다가 지금은 해를 향한 혹은 해를 품는다는 향일암으로 불려집니다. 일출이 장관이라고 하니 힘들지만 언젠가는 꼭 시간내어 일출응 보러 오리라 다짐해봅니다

 

 

둘째날에는 여수의 명물인 해상 케이블카를 타고 바다전경을 감상하고 보성에서는 녹차밭 사이를 걸으며 사진도 찍어보고 추운 날씨에 녹차 아이스크림도 먹어봅니다.

 

조선시대에 조성된 계획도시 낙안읍성은 한폭의 그림과 같은 풍경을 선사해 주었습니다. "낙토민안, 관락민안" 백성들이 잘 먹고 평안한 삶을 사는 것을 정치의 근본으로 삼은 선조들의 뜻을 깊이 새겨봅니다.

 

마지막으로 우리나라 불교의 태고종 총림인 선암사로 향합니다. 사찰을 향해 걸어가다 보면, 국가 보물로 지정된 승선교와 뒤에 강선루가 너무나도 잘 어우러져 한폭의 그림이 됩니다. 

계단식으로 구획이 짜여진 사찰내부는 마치 작은 마을을 걷는 느낌을 들 정도로 아늑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겨울이라 앙상하게 가지만 남은 나이많은 매화나무를 보며 봄이되어 매화꽃이 피면 얼마나 아름다울지 머릿속으로 상상해봅니다.

해암사의 해우소를 보며 문득 시인 정호승님의 "눈물이 나거든 기차를 타고 선암사로 가라, 선암사 해우소에 쪼그리고 앉아 펑펑 울어라" 라는 싯구가 떠올라 오래된 해우소를 이유 없이 들어가 보기도 하고 그 앞에 마치 자식들을 키우느라 지친 노부모님처럼 등귭은 소나무도 물끄러미 바라보며 1박2일 간의 여수, 순천지역 식도락 여행을 차분하게 마무리하고 돌아옵니다

 

이번여행은 남도의 맛깔스런 음식과 레일바이크&케이블카와 같은 체험 그리고 선조들의 지혜로운 삶과 원효대사와 같은 위인들의 가르침을 되새겨볼 수 있는 가슴속에 추억으로 남는 것이 많은 여행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