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비가 부슬부슬 내렸다.
달빛여행인데 달이나 보일라나.
그래도 시간을 맞추어 현대백화점앞으로 나갔다.
여행용 백팩을 맨 몇몇 사람들의 무리들이 백화점앞에서 서성거리는 폼이
나와 같은 곳으로 여행을 가는 사람들인것 같아 반갑다.

대구의 날씨와는 달리 영덕에는 비가 한방울도 오지 않았다.
오늘밤 달을 볼 수는 있을라나....

영덕은 개인적으로 몇번 와 봤던 곳이라 그리 새삼스럽진 않았다.
그래도 탁 트린 바다를 보니 마음이 한껏 상쾌하다.
동해바다의 매력이다.

자연산 미역도 사고 사진도 찍었다.
바닷바람을 맞으며 어묵 한 꼬챙이의 맛은 정말 기가 막히다.
등대도 올라가 보았다.
실제 사용하는 등대일까?

달빛여행을 시작하는 곳으로 출발하기전
강구항에 들러 저녁을 먹을 시간을 주었다.
영덕의 명물 대게나 먹을까?
그리 넉넉한 시간이 주어지지 않아
대게는 쪄서 집으로 가져가기로 하고
가까운 식당에서 물회 한 그릇으로 저녁을 대신하기로 하였다.
'물회'라고 크게 써붙인 '가야원식당'으로 낙점했다.
물회 두그릇을 주문했다.
가격은 1인분에 13,000원.
싼가격은 아니다. 비싸다.
그래도 바닷가이니 만큼 싱싱한 횟감으로 물회를 만들어 주겠지.

주문한 물회가 나왔다.
헐....
맹물을 부어 먹으란다. 육수가 아니라.
양념이 맛있으니까 맹물을 부어 먹어도 맛이 괜찮을 거란다. 주인이.

또 한번 헐...
바닷가라 싱싱한 횟감일 것이란 나의 생각은 그야말로 생각이었다.
냉동....
이런 씨X
소심한 성격...
그냥 먹었다.
기분이 확 언찮다.

쪄달라고 부탁한 게를 찾아서 다음 행선지로 갔다.
달빛여행을 망치고 싶지 않다.
애써 기분을 달랬다.

달빛여행의 출발지에 도착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도착해 있었다.
공짜로 사진을 찍어 준대서 찍었다.
공짜는 무조건 좋다.
소원등도 사고
삼행시도 제출했다.
달고나 (예전에 우리동네에서는 뽀글뽀글 또는 국자라고 했다)는 옛 향수를 불러 일으켰다.
월월이 청청도 재미있었다.

어느덧 해가 지고 땅거미가 밀려왔다.
국민체조로 몸을 풀고 걷기를 시작했다.
걷는길 중간중간 이벤트들이 재미있다.
달이 있었으면 더 좋았을 것을.
걷는 길이가 제법 길다.
발바닥이 아파올 쯤 출발했던 곳으로 되돌아 왔다.
운동장에서는 벌써 막걸리 파티가 벌어졌다.
막걸리 2병과 안주가 단돈 만원이다.
정말 푸짐하다.
강구항에서 저녁을 괜히 먹었다.
대충 간식을 먹고 걸은후 이곳에서 이걸로 저녁을
대신할 걸 그랬다.
자연산 생미역,
생두부와 김치,
구운 꽁치 3마리,
두명이 먹기에는 벅차다.
네명이 먹기에 충분하다.

이것이 버스 여행의 묘미다.
술도 실컷 먹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