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하며 사느라 이 좋은 계절 모른체 지나온 시간들...
거기다 엄마와 한 해 추억을 만들려고 벼르고 벼르고 떠난 여행길이다.
가을에 꼭 한번 가봐야 할 곳 중에 한 곳이라는 내장산.
등산에 자신이 없는 엄마와 나에게는 가볍게 거닐 수 있는 이곳 코스가 딱 좋았다.
우리가 내장산을 찾은 5일는 아직 단풍이 모두 물들진 않았지만,
오랜만에 나선 우리에겐 그저 색색깔 다른 나무들이 반갑기만 했다. 
지나오며 길마다 떨어진 낙엽도 색깔별로 주워서 대구로 데려왔다. 볼 때마다 오늘이 생각나라고...
오랜만에 실컷 운동을 한터라 내려와 먹은 보통의 비빔밥도 꿀맛이었다.
오전에 오색길을 걷고 오후에는 조금 더 숙연해지고 조용히 사색할 수 있는 죽녹원의 대나무 둘레길과
메타세쿼이아라는 이름은 조금 부르기 힘든 끝없이 이어진 가로수길을 걸으면서
엄마도 나도 올 해 지난 시간 동안 지쳤던 마음을 잠시나마 내려놓고 가을 속에 편안하게 안겨서 쉰 듯 했다.
내년 부터는 이 좋은 계절을 절대로 모른체 하지 않겠다고 생각하면서.....
사실 이번은 삼성여행사를 따라서 온 첫 여행이다.
우리와 동반한 가이드 역시 이제까지 본 가이드 중 가장 나이가 어렸던 듯하다.
참 청춘의 에너지가 가득하고 개성이 톡톡 튀는 가이드였다.
나 또한 일을 할 때 나만의 색깔을 가지고 내게 주어진 사명을 다하려고 하는데,
우리 앞에 선 발랄한 가이드 역시도 자신의 개성을 가득 담아 열심히 하려고 애쓰는 것 같아서 보기 좋았다.
앞으로 또 많은 사람들과 서로 만나 짧은 시간 잠시나마 쉬어가는 시간들이 되었으면 한다.
여행 후 일상에 돌아오니 한결 가벼운 느낌이다.
내년 가을은 또 어디서 가을을 맘끽할지 또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