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간만에 여행길에 올랐다. 그것도 대구에서 멀리 있는 전라남도까지의 여행이었다. 평소에 일찍 일어나지 않는 편이라서 새벽에 알람을 맞춰놓았는데 알람이 울리지 않았는지, 내가 듣지 못했는지 알람을 놓쳐서 계획보다 좀 늦게 일어나서 급하게 준비를 하고 현대백화점으로 향하는 버스에 올랐다. 혹시나 늦지는 않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10분 전에 도착해서 이미 대기하고 있던 여행 버스에 올랐다. 내 버스 옆자리는 내 또래의 사람이었다. 낯선 사람과의 여행에 조금 걱정이 되었는데 옆의 동승자 덕분에 이야기도 함께 나누고 간식도 함께 나누어 먹으면서 편안한 여행갈에 오를 수 있었다. 그리고 가이드의 인상도 참 좋았다. 지난주에 날씨가 내내 좋았는데 하필 오늘 비가 온다고 해서 걱정을 했는데 비가 많이 내리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보성 녹차밭은 처음이었다. 주위에서 녹차밭이 참 절경이라고 하던데, 그 말을 오늘에서야 알 수 있었다. 오르막을 따라서 옆으로 쭉 이어진 녹색의 물결. TV에서 보던 그 모습보다 훨씬 더 멋지고 아름다워 보였다. 비가 좀 와서 그런지 옅은 안개가 끼어서 더 멋져보였다. 몇몇 분들과 함께 산책하듯 언덕을 올라서 가장 위에까지 올라보니 그 주위의 모습에 한 눈에 들어왔다. 장관이었다. 가이드가 말하길 오늘 날씨가 좀 선선해서 참 좋다고 했다. 녹차밭을 뒤로 하고 순천만 정원으로 향했다. 그곳에서 점심을 함께 먹고 본격적인 구경을 나섰는데 드넓은 정원을 보니 마음이 편안해졌다. 아파트에서 산지가 제법 오래되어서 정원을 보자 그런 정원이 있는 멋진 주택에서 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정원 이곳저곳 모두 멋졌지만 특히 태국 정원이 기억에 남는데 가장 태국적인 멋을 지니고 있었기 때문이다. 워낙 넒은 정원이라 정원을 한 바퀴 도는 순환 기차를 타고 정원을 모습을 편안하게 음미해보기도 했다. 갈대밭의 경치도 최고였는데 과유불급이라는 말이 있듯이 갈대가 완전히 피지도 않고 그렇다고 조금만 피지도 않고 딱 보기에 적절하게 피어있었다. 바다가 없는 대구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갯벌과 그 갯벌에서 자유롭게 놀고 있는 짱뚱어, 망둥어, 작은 게들의 모습도 앙증맞게 보였다. 여행의 멋진 장면도 기억에 많이 남지만 그것에 더해서 함께 간 분들이 지정된, 약속된 시간에 맞춰서 모두 모여서 정해진 시간에 버스가 출발을 하는, 성숙된 여행자의 모습도 참 인상적이었다. 함께 갔던 분들과 가이드에게도 이렇게나마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다음에는 남해로의 여행을 떠나보고 싶다.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