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에 출근을 해야하기에 되도록 토요일로 잡았던 106일 포항여행이 태풍 콩레이로 인해서 일정이 취소되자,
이맘때가 지나면 더 추워져서 여행가기 힘들어질 것이라는 생각에 급하게 북천과 여수일정으로 변경하게 되었다.



 
막상 출발해보니 웬걸, 전날에 태풍이 왔다는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맑은 하늘이 우리를 반겼다.
우리가 여행했던 전남지방은 영향권에 들지 않아서 그런듯 한데,
이번에 많은 피해를 입었다던 제주와 경남지방 분들께 심심찮은 위로를 건네본다.
 




 
북천코스모스축제현장은 아무래도 축제의 마지막날이라 그런지 상인들 외에는 거의 다 철수해서 즐길거리가 없던점이 아쉬웠다.
그렇지만 비록 강한 바람에 누웠을지라도 여전히 환하게 피어있는 코스모스들의 모습은 장관이였다고 할 수 있겠다.
드넓은 화원에 쾌청한 날씨까지 이보다 좋은 그림이 있을까?
여담으로 간이화장실 근처의 푸드트럭에서 소떡소떡을 하나 사먹었었는데,
소스가 하도 특이하고 맛있어서 더 사오지 못한게 후회가 된다.나중에 어딘가에서 볼 수 있었으면...



 
북천 일정이 끝나고 오동도로 이동했는데, 일전에 다른 여행에서 오동도를 가보기도 했고
그래도 기차는 안 타봤으니 한번 갔다와볼까 싶었지만 하필 그 날 공사로 인해서 기차운행을 하지 않는다기에
더운데 굳이 갈 필요가 있을까 싶어 근처 서대회무침 맛집으로 유명한 곳에서 느긋하게 점심을 먹기로 하였다.
곳곳에 갈치구이에 낚시바늘이 있을 수 있으니 조심하라는 문구가 있는 것을 보니 근처에서 직접 잡는 듯 한데,
그래서인지 살면서 먹어본 갈치구이 중에 제일 싱싱하고 맛있었다.
서대회무침도 양념이 과하지 않고 시원하면서 정갈한 맛이 있는게, 김과 참기름을 넣고 밥을 비벼먹으니 밥도둑이 따로 없었다.


 
 
다음으로 이동한 곳은 여수레일바이크 및 만성리해변으로,
이동하는 중간에 지나온 마래터널의 아픈 역사에 대해 버스기사분께서 친절히 설명해주셔서 뜻깊은 시간도 가질 수 있었다.
레일바이크는 여행사측에서 예약을 한 터라 거의 바로 탑승할 수 있었는데,
처음에 반환점까지 가는 길은 내리막이다 보니 브레이크를 잡지 않으면 페달을 밟지 않아도 꽤나 빠른 속도로 움직였다.
그러나 반환점을 돌고나니 그때부터는 바다와 좀더 가까워지긴 해도 생각보다 많은 노력을 들여야 움직일 수 있었다.
북천코스모스축제 뒷편에서 지나가던 레일바이크는 전동식이던데,
남해 최고의 관광도시 여수에서 좀만 더 투자해주면 전동레일바이크로 개선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모래가 특징인 해변인데 정작 모래 사진을 안 찍었다...
여튼 레일바이크를 즐기고 나와 조금만 걸어내려오면 있는 만성리해변은 검고 회색빛이 도는 굵은 모래로 되어있어
멀리서 보기엔 모래사장보다는 공사장의 시멘트 같아 보이기도 했다. 그래도 물에 들어갔다 나온 후에 모래가 잘 털어지는건
다른 고운 모래보다 훨씬 편하다고 느꼈다. 모래들 사이에 굵은 자갈들도 많으니 슬리퍼를 가져오는 것을 추천한다.
해변의 오른편엔 저렇게 물 속에 방조제 같은 구조물이 있는데, 사람 발목 깊이정도 되는 길이 쭉 이어져 있다.
저 멀리 해변 끝까지 이어지는 걸까 궁금하기도 했지만 버스 출발시간이 있으니 중간지점에서 돌아왔다.
10월 날씨같지 않게 생각보다 덥다보니 오동도를 걸어갔다온 분들은 꽤나 피로를 느끼는듯 했는데,
그래도 중간중간 이동중에 쪽잠을 자면서 다들 가이드분과 밝게 소통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급하게 변경된 여행임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만족스러운 여행이였다고 생각하며,
이후 비슷한 일정으로 여행을 즐길 이들에게 이 부족한 후기가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다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