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일상 속에 반복된 삶에 지쳐갈 무렵 5월의 첫 주는 누구나 환영할 수 있는 연휴이기에 여자 친구와 함께 떠나기로 결심하였다. 그러다가 찾게 된 남해여행. 지쳐가는 일상에서 기분전환 겸 바다가보고 싶어서 오래 여행 할 수 없었기에 삼성여행사의 남해여행 패키지를 참여하게 되었다. 예약할 때는 아무런 생각없이 바다를 보겠다는 일념 하에 예약하였으나 아쉽게도 날씨를 고려하지 못했다. 그렇지만 일정을 취소할 수 없었기에 결국 5월 7일 일요일 남해로 떠나는 버스에 몸을 실게 되었다. 그래도 비가 그치지 않을까하는 조그만 희망을 가진 채 일어났지만 지금 남해의 상황은 호우 특보가 내려져 있었다.
 
약 2시간이 흐른 후 우리는 원예마을과 남해독일마을에 도착할 수 있었는데 도착한 후 창밖을 보니 출발할 때보다 비가 더 많이 오는 것 같았다. 그래도 우산을 펼쳐들고 원예마을로 입장하였다. 원예마을로 입장하여 독일마을까지 연결되어 있었는데 원예마을은 호우 특보여서 그런지 꽃들도 많이 없었고 생각보다 관리가 잘 안 되는 것 같아 매우 실망하였다. 인터넷에 보던 것과는 매우 다르기도 하였고 사진 찍을 만한 곳이 없었다. 물론 비 때문에 그런 것 일 수도 있었지만 그래도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곳은 몇 없었다.
 

여기서 가장 유명한 유자아이스크림을 먹어본 뒤 실망을 가진 채로 독일마을로 이동하였다. 그래도 독일마을 보다는 동유럽의 마을 느낌이 났었다. 비가 오지 않았다면 찬찬히 둘러보았겠지만 환상의커플 촬영지로 유명한 철수네 집을 구경한 뒤 돌아오는 길에 독일에 갔었을 때 맛있게 먹었던 부어스트와 맥주를 먹기 위해 가게에 들어갔다. 과연 여기에서 먹어도 독일에서 먹었던 그런 맛이 날 수 있을지 기대 반 호기심 반으로 먹어보았는데 맥주는 확실히 일반 생맥주보다 훨씬 맛있었고 부드러웠다. 가게에 앉아서 먹으면서 여자 친구와 유럽에 갔었던 추억을 이야기하며 맥주를 비워갔다. 만약 독일마을에 오게 된다면 꼭 먹어봐야할 것으로 추천하고 싶다.


점심을 미조항에서 먹기로 되어 있었는데 이 미조항은 멸치로 유명한 곳으로 멸치덮밥 거리라고 할 정도로 멸치와 관련된 식당이 많았다. 내리자마자 맛집으로 유명한 식당으로 향하였으나 만석이라 포기하고 비어있는 곳으로 들어가서 먹었다. 처음 메뉴판을 보았는데 멸치조림 소자가 3만원이라 되어있어서 사장님한테 소자로 달라고 했는데 이게 1인분가격이 3만원인지 아니면 2명에 3만원인지 헷갈리고 있는 상황에서 설명을 들어보니 1인분 가격에 만원이고 공기밥은 추가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2인분을 시킨다음 먹어봤는데 개인적으로 해산물을 실어하기에 많이 맛있다고 느껴지지는 않았다. 한번은 먹어볼만 하지만 또 먹으라고 한다면 먹지 않을 것 같았다. 점심을 여유롭게 먹은 후 모두가 승차한 뒤 근처에 있는 송정솔바람해변으로 이동하였다. 사실 맑은 하늘과 푸른 바다를 보기 위해 시작된 여행이었기에 기대로 가득했지만 아쉽게도 그런 장면은 볼 수가 없었다. 바람도 많이 불기도 했고 기상으로 인해 바다 근처에 갈수가 없었기에 가볍게 산책을 하고 지리책에서도 볼 수 있었던 그 다랭이 마을로 이동하였다. 신발이 젖어있었기도 했고 버스를 많이 타고 이동을 많이 해서 그런지 점차 여행이 힘들어져 가고 있는 가운데 1시간정도 이동하여 도착하였다.

다랭이 마을은 계단식 논으로 많이 알려져 있는데 평지가 많이 없는 섬에 지혜가 담긴 곳으로 계단모양으로 평평하게 만들어 농사를 짓는 형태의 땅이었다. 이곳은 경사가 심하기 때문에 바닷가 근처의 아래까지는 내려가지 못했고 길에서 가까운 곳만 둘러보고 버스로 돌아올 수 밖에 없었기 때문에 아쉬웠다. 돌아오는 길에 밖을 보니 언제 호우특보가 내려졌는지 모르게 비가 점차 줄어들기 시작했고 대구에 도착하니 더 이상 비가 오지 않았다.

전공이 역사라서 관광보다는 답사에 가까운 여행을 많이 다녀서 그런지 내가 생각하는 여행이란 많이 보고 많이 남겨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다. 하지만 이번 남해여행은 내가 시작부터 비가 오는 것까지 나의 여행스타일과는 달랐지만 그래도 이렇게 글을 적다보니 생각과는 다르게 여유가 있어서 그런지 색다른 여행을 경험할 수 있었던 것 같다.